
그 러나 153 볼펜은 판매 직후부터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관공서나 학교, 회사 등에서 널리 사용됐고 정부에서도 생산된 지 불과 몇달밖에 안된 이 제품에 KS 마크를 붙여줬다. 국민 누구나 사용하는 필기구가 된 것. 모나미 153 볼펜을 만든 것은 송삼석 회장이 1962년 국제산업박람회에서 일본의 ‘오토볼펜’을 처음 본 게 계기가 됐다.
‘모나미(MonAmi)’란 프랑스어로 ‘Mon(나의)’과 ‘Ami(친구)’가 결합돼 ‘나의 친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모나미 볼펜이 등장한 이후 잉크병도 자취를 감추고 철필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또 모나미 제품과 똑같은 외형에 ‘몬나니’ ‘모라니’ 등의 유사품이 시중에 나돌아 소비자로부터 종종 오해를 사기도 했다.
‘모나미 153′ 볼펜의 인기는 결국 회사이름도 바꿨다. 회사는 1967년 모나미화학공업사로, 1974년에는 지금의 ㈜모나미로 이름을 바꾸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회 사에서는 사무능률의 변화를 가져온 도구로, 가정에서는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게 된 153 볼펜은 정부의 물가동향 측정품목으로 선정돼 심지어 값을 올리고 싶어도 사실상 국민의 허락을 받아야 올릴 수 있을 정도였다. 모나미 153 볼펜은 지금까지 약 33억자루(자루당 길이 14.5㎝)가 생산됐다. 이를 늘어놓으면 자그마치 지구둘레인 4만53㎞의 12바퀴나 된다.
낡고 오래되고 볼품 없어도 정이 가고 향수가 배여있는.. 그리고 변치않는 모습으로 자기만의 색갈을 지키는 모나미. 날 모나미라 부르는 칭구야.. 니도 모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