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Eun-Young "Allen" Jang
Date: 2009/8/3
Subject: 김과장께... 김지수 대리께...
To: Brian K.
Cc: Libero
큰 놈이 자기 전에 엄마한테 Sad라고 하고 잤다고 해서, 자는 놈을 흔들어 깨워서 Sad냐고 되물었습니다. 당연히 Sad겠지요. 평생을 살아온 이 동네를 떠나는데...
하지만, 그 놈은 한 곳을 떠나서 만나게 되는 다른 곳에 대한 아름다움을 상상할 줄은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몇 주전에 데려간 뉴욕도 그리 가기 싫어 하더니만 가서는 너무나 잘 놀았다고 하고서는... 이미 그 lesson을 잊어 버렸나 봅니다..... 이렇게 저도 제 자신을 채찍질하고... 뭐 그럽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제발 나의 선택이, 우리 부부의 선택이, 우리 가족이 선택이 잘못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저는 종교가 없어 바라거나 기도하진 않습니다)
저의 서울의 찬가 아이디는 사실은 서울을 떠나올 때 마지막 부른 노래방 노래에서 따온 것입니다. 떠나는 그날부터 돌아가고 싶었던 곳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여기서 정부치고 살았던 세월이 어언 9년인데, 뭐가 그리 아쉽겠습니까? 가만 보면 서울에서 산 시간 만큼이나 미국에서 살아버렸네요. 그럼 이제 나성에 가면이나 캘리포니아 드리밍이란 노래를 불러야 할까요?
저도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혹 다른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섭섭하게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김과장이나 김지수님은 당시에 만난 사람들 중에서 가장 오랜 우정을 간직할 분들로 생각됩니다. 그게 지수님께서 이야기한 '선한 사람들로 기억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어도 상관없고요.
김과장께는 슬퍼진다고 전화하지 말라고 했는데, 굳이 전화를 두세번 해서... 괜히 감기 걸린 목소리도 들었지만... 앞으로도 괜히 그리울겝니다. 미국 나올 때마다 꼭 연락 드리리다.
멋진 생활 바라마지 않습니다.
저를 아는 다른 분들께도 안부 전해 주시고... 아마 제가 떠나는 걸 많이 모르고 계실 겁니다.
장은영 드림.